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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이야기

제목 영화 `아이스케키` 곡성군
작성자 부산여행자클럽 작성일 2008-11-26 17:23:16
TV보다 재미있는 놀거리가 가득한 곡성
어린시절, 꾸부정한 허리로 동구 밖까지 나와 손자·손녀를 기다리던 외할머니를 생각하면 지금도 마음은 그곳으로 달려간다. 기찻길 옆으로 섬진강이 흐르는 곡성에는 두계산골 외갓집체험마을을 비롯해 다양한 체험 공간이 마련돼 있다. 여름방학을 맞아 넘치는 시간을 TV와 학원에 빼앗긴 아이들을 위해, 잊고 있던 고향의 향수를 느끼기 위해 하얀 수증기를 내뿜는 열차를 타고 곡성 테마마을로 향해보자.

섬진강 기차마을

섬진강은 전북 진안군과 장수군의 경계인 팔공산에서 발원한다. 총 길이 212.3km인 섬진강은 진안군과 임실군을 거쳐 곡성읍 북쪽에서 남원시를 지나 흘러드는 요천과 합류한다. 섬진강은 너비가 좁고 바닥에 암반이 많이 노출되어 있다.

기차마을은 바로 그런 섬진강 옆에 자리하고 있다. 지난 1998년까지만 해도 기차는 곡성역을 지나 섬진강변 옆 철둑 꽃길을 달렸다. 그러다 1998년 신전라선이 개통되면서 이제 기차는 섬진강변에서 한 발짝 떨어져 곰방산 터널을 지난다.

기차마을은 전라선 복선화 공사로 폐선된 구전라선 13km 구간을 이용해 만들었다. 과거 간이역을 연상시키는 주변 풍경과 연못, 정자 그리고 관광용 증기기관 열차를 운행하고 있어 영화·드라마 촬영 소로도 자주 쓰인다. KBS 드라마 ‘서울 1945’와 영화 ‘태극기 휘날리며’ 등이 바로 이 곡성 기차마을에서 촬영을 마쳤다. 최근에는 영화 ‘아이스께끼’도 이곳 기차마을 한쪽에 세트장을 꾸몄다. 현재 모든 촬영을 끝마치고 세트만 덩그러니 남아 있는 촬영장은 흡사 60년대를 배경으로 아빠를 찾으러 갈 경비를 마련하기 위해 아이스크림 장사를 하는 꼬마의 이야기처럼 쓸쓸해 보인다.

다양한 볼거리가 있는 곡성 기차마을에는 입장료가 없다. 다만 관광용으로 마련된 증기기관 열차를 탈 때 열차 요금만 지불하면 된다. 평일 하루 두 번 운행하는 열차에 오르면 얼마 후 열차는 커다란 기적을 울리고 하얀 연기를 내뿜으며 서서히 역을 빠져나간다. 열차는 달리는 중에도 계속해서 기적을 울리며 복계 공사 이후 잠들어 있던 철로를 깨운다. 창밖으로 내다 보이는 섬진강은 잔잔한 물결 사이사이로 바위들이 살짝 고개를 쳐든다. 평일 열차 안은 한산하지만 덕분에 창밖에 보이는 섬진강 풍경을 여유롭게 눈에 담을 수 있다.

열차에는 종착지인 가정역에 도착할 때까지 친절하게 창밖의 소소한 풍경까지 설명해 주는 안내원이 있다. 역을 떠나 약 10분 후에 만나게 되는 ‘마천목 도깨비살’ 전설이나 곡성의 유래, 섬진강에 얽힌 재미난 설화 등을 듣고 있으면 어느새 종착지인 가정역에 도착한다.

가정역에 도착하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것은 분홍색 다리 ‘두가현수교’다. 분홍색 예쁜 다리를 건너면 두가교를 세운 유례가 눈에 띈다. 두가교를 세우기 전까지 고달면과 오곡면(시내)을 잇는 것은 나룻배였다. 때문에 비만 오면 마을은 고립됐다고 한다. 그러다 1979년에 6명이 실종되는 사고가 발생하면서 두가교를 세웠다.

두가교 아래서 본 섬진강은 잔잔하게 흐르는 물이 평온하기 이를 데 없다. 하지만 한번 성이 나면 순식간에 사람들을 삼켜버렸다는 글을 읽고 나서인지 가까이 다가가 발을 담그기조차 조심스럽다. 섬진강의 자갈들과 바위들은 아름답지도 신비스럽지도 않다. 그렇다고 낭만적이거나 몽환적이지도 않다. 하지만 잔잔한 물살과 어울려 자리 잡은 바위들은 물고기는 물론 사람의 발까지도 숨을 쉬게 한다. 강물에 발을 담그고 바라본 철길 반대편에 자리한 큰 키의 소나무 숲은 기차나 자동차를 타고 빠르게 달릴 때는 미처 느끼지 못한 여유를 선사한다.

가정역에 정차한 열차는 정해진 시각이 되자 다시 기적을 울려 사람들을 불러 모은다. 기적은 금방이라도 열차가 거친 숨을 몰아쉬며 역을 빠져나갈 것만 같다. 요란한 기적에 행여 열차를 놓칠세라 서둘러 열차에 오르면 마음은 빠른 걸음을 미처 따라오지 못하고 두가교 건너편에서 손짓한다. 그런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열차는 하얗고 긴 수증기를 내뿜으며 서서히 가정역을 벗어난다.

곡성 기차마을 관광용 증기기관 열차는 평일 2회 왕복 운행하며 주말과 공휴일에는 4회 운행한다. 왕복 소요시간은 25분씩 50분이며 가정역에서 20분 정차하는데, 20분 동안 짧게 눈요기를 하기보다는 오전 첫차를 타고 가 자전거 하이킹을 한 후 오후 막차를 타고 되돌아오면 한결 여유롭다.

다양한 농촌체험마을

곡성은 인구 4만이 안 되는 작은 마을이다. 가장 큰 시가지를 이루고 있는 곡성군청 인근에서조차 도시의 화려한 불빛을 만나기가 쉽지 않다. 하지만 다듬어지지 않은 곡성의 자연은 싱그러운 풍경을 간직하고 있다. 또 섬진강자연학습원, 농촌체험학교, 청소년 야영장, 섬진강 문화학교, 자전거 하이킹 도로 등 청소년들이 마음껏 뛰놀 수 있는 휴식 공간이 넘친다.

관광 열차의 종착역인 가정역 건너편에는 곡성 청소년 야영장, 가정 녹색농촌체험마을, 두계산골 외갓집체험마을이 있다.

곡성 청소년 야영장은 주로 청소년 단체 수련장으로 많이 애용된다. 30명을 동시에 수용할 수 있는 숙박시설과 자연 운동장 그리고 래프팅, 자전거 하이킹 등을 즐길 수 있다. 곡성 청소년 야영장에서 5분 거리에 있는 가정 녹색농촌체험마을과 자전과 하이킹로를 따라가다 만나는 두계산골 외갓집체험마을에서는 전통 한옥에서 두부 만들기, 떡방아 찧기, 달구지 타기 등을 경험할 수 있다. 또 자신의 옷을 직접 황토로 염색해볼 수 있는 황토염색체험도 가능하며 도예체험, 지리산 생태체험 등을 통해 방학을 맞은 아이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다.

압록교 바로 밑에는 얕고 잔잔한 섬진강에 맨발로 들어가 물고기를 잡을 수 있는 압록유원지가 있다. 압록유원지는 물이 깊지 않아 어망으로 고기를 잡는 사람들의 모습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하지만 압록유원지는 단지 사람의 지친 마음을 쉬게 할 장소만을 제공할 뿐. 유원지란 이름에 기대를 걸고 찾는다면 실망이 크다.

압록유원지에서 올라와 다시 17번 국도를 타고 차를 몰다 보면 오른편으로 횟집이 보인다(잠깐 한 눈을 팔고 놓치면 바로 구례로 넘어가 버린다). 그 횟집을 끼고 비포장도로를 올라가다 보면 전통 테마마을(하늘나리)이 나온다. 곡성은 어디를 가나 예쁜 돌담길을 만날 수 있다. 하늘나리도 예외는 아니다. 마을 입구에서부터 늘어진 돌담은 높거나 길지는 않지만 아기자기한 시골 풍경을 선사한다. 맑은 계곡과 울창한 숲에 둘러싸인 하늘나리에서는 밀납초 만들기, 벌통 만들기, 꿀 내리기 등 농사체험과 밀원식물, 짚풀공예 등을 경험할 수 있다.

압록역에서 18번 국도를 타고 달리다 태안교를 건너면 섬진강 문화학교와 태안사를 만날 수 있다. 섬진강 문화학교는 폐교를 활용해 산악사진작가 임소혁씨가 하늘, 섬진강, 야생화, 지리산 사계 등의 테마로 지난 16년간 모은 사진 자료를 전시하고 있다. 현재 그곳에서 아내와 함께 생활하고 있는 그는 전시장 한쪽에 찻집도 운영하고 있으니 태안사로 가는 길에 꼭 한번 들러 지리산과 섬진강의 아름다움을 사진으로 느껴보는 것도 좋다.

곡성 최북단에 자리한 섬진강 자연학습원은 도예교실, 공충교실, 조각교실 등 곡성 테마마을 중 가장 많은 교육 프로그램을 준비하고 있다. 하지만 각 과목 선생님들이 각 가족별로 수업을 하기엔 한계가 있어 가족 단위로 이용하는 것은 힘들다. 대신 미리 학습원 측에 연락을 취하면 다른 팀들과 시간을 조정해 프로그램에 참여할 수 있다.

효심 지극한 심청이의 고장

곡성은 효녀 심청의 고향으로도 유명하다. 곡성 곳곳에 심청이의 이름을 딴 공원과 문화센터가 자리하고 있다. 관음사는 심청 이야기의 기록이 남아 있는 절이다. 관음사에서 전해 내려오는 심청 이야기는 다음과 같다.

지금부터 1천7백년 전, 원홍장이라는 효녀가 앞 못 보는 아버지를 모시고 살았다. 효성이 지극한 원홍장은 시주를 하겠다고 약속한 아버지를 대신해 스님을 따라나서던 중 새로운 황후를 찾아나선 중국 사신들의 눈에 띄어 중국으로 건너가게 된다. 중국에서 황후가 된 홍장은 고향과 아버지를 그리워하며 소조관음불상을 배에 실어 보냈는데, 이곳 관음사에서 홍장이 보낸 불상을 보존하고 있다고 한다. 관음사를 빠져나오면 목공예, 한지공예, 압화체험 등을 할 수 있는 심청문화센터도 있어 이야기로만 전해 들었던 심청 이야기와 현장학습을 동시에 경험할 수 있다.

곤방산에는 심청의 숨결을 느낄 수 있는 마을이 자리하고 있다. 심청이야기마을은 동네 아낙들에게 젖동냥을 하던 심청과 아버지의 모습이 재현돼 있다. 예쁜 초가집과 멋진 돌담으로 꾸민 심청이야기마을은 아쉽게도 관리하는 사람이 따로 없는 것 같다. 대신 대나무 숲과 바람이 손님을 맞는다.

심청이야기마을은 이정표가 따로 없다. 당연히 찾아가기가 녹록치 않다. 인구가 적고 아직은 관광지 개발이 덜된 탓에 심청이야기마을뿐 아니라 대부분의 곡성의 외딴 산골마을은 자세한 이정표가 없다. 목적지에 다다라서야 보이는 이정표는 쉽게 목적지를 지나치게 만든다. 하지만 그도 사람들에게 길을 묻는 데 주저하지 않는다면 걱정할 게 못된다. 전국에서 가장 범죄 없는 마을로 손꼽히는 곡성 주민들은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모두 친절하게 길을 가르쳐준다. 그러면서 외지 사람이 목적지를 물으면 바로 가르쳐주지 않고 꼭 “어디 갈라고 그러는디?”라고 다시 되묻는 게 특징이다.

직접 이유를 묻지는 않았지만 아마도 행여 다른 길로 들어서지는 않을까 걱정하는 시골 인심이 아닐까 생각된다. 낯선 사람을 경계하기보다는 “어디서 오셨소~? 멀리서 오셨네. 밥은 자셨소?”라고 나직하게 묻는 곡성 주민들에게 길을 묻고 이곳저곳 발품을 팔다 보면 정겨운 외갓집의 기억에 하루 해가 짧게 느껴진다.

곡성의 3대 먹을거리

통나무집산장

곡성의 3대 먹을거리는 참계탕, 은어구이, 석곡돼지숯불구이다. 압록유원지 인근에 자리한 통나무집산장은 곡성의 3대 먹을거리 중 참계탕, 은어구이를 동시에 맛볼 수 있다. 갖은 양념과 들깨로 맛을 낸 육수에 시래기와 참게를 넣어 푹 끓인 참게탕은 얼큰하고 시원한 맛이 일품이다. 또 은어에 소금을 뿌리고 숯불 위에서 천천히 구운 은어구이는 내장을 발라내고 속에 통고추 양념을 더해 비린내가 없고 맛이 깔끔하다. 섬진강변을 마주하고 얼큰한 참게탕과 구수하면서도 담백한 은어구이를 맛보면 술을 입에도 못 대는 사람이라도 술 한잔 생각이 절로 난다.

은어소금구이 2만원, 참계탕 2만5천 문의 061-363-3090

돌실회관

석곡돼지숯불구이가 유명해진 계기는 이렇다. 호남고속도로가 생기기 전, 당시 아침 일찍 여수에서 광주로 향하는 차들은 점심시간쯤 석곡을 지났다. 사람들은 석곡터미널 부근에서 드럼통 위에 돼지를 구워먹으며 시장한 배를 채웠는데, 고속도로가 개통되면서 이제는 그런 풍경을 볼 수 없게 됐다. 대신 그때 드럼통에 숯을 피워 구워 먹던 숯불돼지구이 맞을 잊을 수 없던 사람들이 다시 석곡을 찾는다고 한다.

석곡돼지숯불구이가 유명한 것은 꼭 추억 때문만은 아니다. 갖은 양념에 버무린 토종 흑돼지는 비계가 적고 육질이 부드러운데다 숯의 향기까지 더해져 밥 한 공기를 순식간에 비우게 된다. 석곡 IC를 빠져나오면 만날 수 있는 돌실회관은 곡성 주민이라면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유명하다. 이 집만의 은은한 숯 향이 밴 돼지숯불구이는 가던 길을 다시 돌릴 만큼 그 맛이 일품이다.

돼지숯불구이 8천원 문의 061-363-1457

편안한 잠자리

압록 유원지 인근에 자리한 화이트 빌리지는 곡성에서 유일한 펜션이다. 호텔형 펜션을 표방한 화이트 빌리지는 아기자기하게 꾸며놓은 유럽형 건물이 주변 경관과 조화를 이룬다. 또 밤이면 탁 트인 창으로 섬진강을 바라보며 연인과 사랑을 속삭이기에 안성맞춤이다. 주변에 다양한 체험마을과 섬진강을 앞에 두고 있는 화이트 빌리지는 올 초 완공돼 깨끗하고 깔끔한 내부 인테리어가 돋보인다. 단 취사시설은 공동으로 사용한다.

가격 주중 4만원 문의 061-363-7531

알아두면 편리한 곡성 체험마을 연락처

기차마을 매표소 061-360-8850

곡성군 청소년 야영장 061-362-4186

가정 녹색농촌체험마을 011-620-8480

두계산골 외갓집체험마을 061-363-8508

하늘나리 011-9615-8501

섬진강 문화교실 061-363-0269

섬진강 자연학습원 061-363-2999

심청문화센터 061-363-4041

글 / 김성욱 기자 사진 / 박원태 차량 협찬 / 금호렌터카(1588-1230)